엔화 약세에 해외관광객 유입...日 호텔 인수거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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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일본에서 호텔 인수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엔화 약세에다 해외 여행객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이들을 수용할 호텔이 부족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컨설팅업체인 CBRE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전년 2분기에 비해 25% 감소한 6630억엔을 나타냈다. 이런 감소세에도 호텔 거래는 전체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의 약 40%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일본의 호텔 거래액은 전년 상반기에 비해 49% 증가했다.
최근 주요 거래를 살펴보면 사모펀드 AB캐피탈이 지난 5일 도쿄 하네다 인근에 있는 '도쿄 AI 호텔 게이큐 가마타 공항'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AB캐피탈은 또한 지난달 초 175개 객실을 보유한 '베셀 인 아사쿠사 츠쿠바 익스프레스'를 사들였다.
지난달 말에는 TPG 앤젤로고든과 케네딕스가 합작해 882개의 객실을 보유한 '그랜드 닛코 도쿄 다이바호텔'을 1060억엔(약 6억9500만달러)에 인수했다. 호텔을 매각한 도쿄의 훌릭(Hulic)사는 "이번 거래가 11월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매각 가격은 훌릭의 최근 결산연도 연결 매출(4460억엔)의 10% 이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의 인빅터스 디벨롭먼트가 140개 객실을 보유한 '리프 긴자 도쿄호텔'을 캐피탈랜드인베스트먼트 게열 아스콧 호스피탈리티 유닛과 카타르투자청의 합작법인으로부터 매입했다.
이처럼 호텔 거래가 활발한 것은 엔화 약세에 따른 해외 여행객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이들 수요를 충족할 호텔이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올해 일본이 금리를 올렸음에도 엔화는 꾸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관광산업이 성황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국제 관광객 수가 급증했고 항공편과 호텔 객실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7월에는 329만명 이상이 일본을 방문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도쿄의 호텔 점유율은 2.7% 상승해 78.6%를 기록했다. 평균 일일 요금(ADR)은 24.8% 상승한 2만8342엔, 객실당 수익(RevPAR)은 28.2% 늘어난 2만2270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도쿄 호텔 점유율은 77.7%, ADR은 2만3849엔, RevPAR은 1만8527엔이었다.
AB캐피탈의 일본 대표인 쿠스미네 에나미는 지난 9월 한 포럼에 참석 "호텔산업은 일본을 국제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정부의 전략적 노력이 뒷받침되며 강력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60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호텔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호텔 공급과 수요는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며 "도쿄에서 향후 3년간 호텔 객실 공급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1.2%로 예상되며, 전국 평균은 0.65%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처럼 호텔 공급이 제한된 반면 해외 관광객수는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의 호스피탈리티(호텔)시장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이는 객실당 수익(RevPAR)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TR 아시아태평양 디렉터인 제스퍼 팜비스트(Jesper Palmqvist)는 지난 9월 호텔뉴스나우의 팟캐스트에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엔화 약세 덕분에 일본은 호텔 요금이 상승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시장 중 하나"라고 전했다. 호텔 투자와 관련, "외국인 자산 구매자들은 단일 자산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지역과 호텔 등급에 구애받지 않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향은 2025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