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총액 인수 방식으로 두산타워 인수 우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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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일반적 오피스 거래 방식과 달리,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총액 인수한 후 거래를 종결하는 형태다. 최근 부동산PF 시장이 위축되자 한국투자증권이 IB영업 전략을 실물 자산 총액 인수로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PF그룹은 이날 마스턴투자운용으로부터 두산타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9000억 원 초반대 금액으로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매각 입찰에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3곳이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자산 실사를 진행한 후, 오는 4월 이후 매매계약(SPA) 체결 및 거래 종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에스원, 에비슨영, 컬리어스가 주관했다.
이번 딜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총액 인수 후 셀다운' 전략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실물 부동산 딜에서는 리츠나 펀드를 설정한 후 인수를 진행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생략한 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후 제3의 자산운용사에 매각하거나, 기업 실수요자(SI)를 발굴하는 등의 전략을 검토 중이다. 매도자인 마스턴운용과 셰어딜 방식도 논의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개발사업 PF 조달이나 해외 실물 부동산 매입에서 총액 인수 방식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국내 실물 부동산을 직접 총액 인수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최근 부동산PF 시장이 위축되면서, IB 영업 전략을 실물 자산 총액 인수로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총액 인수 후 셀다운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기 미매각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할 전망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마스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98호’를 통해 두산타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매각을 추진했다. 두산타워는 서울 중구 장충단로 275에 위치한 프라임급 오피스로, 대지면적 2846평, 연면적 3만7082평(약 12만2630㎡) 규모다. 지하 7층~지상 34층으로 1999년 준공되었으며, 2019년 리뉴얼을 거쳤다.
두산타워는 동대문권역 내 희소한 단일 소유 랜드마크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재 두산이 전체 임대면적의 51%를 마스터리스 형태로 사용 중이며, 계약 연장 옵션(5년)이 있어 안정적인 임대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최근 CBD(도심) 오피스의 거래 가격 상승과 신축 개발 비용 증가를 고려할 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도심 내 사옥 확보가 가능한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동대문 상권 회복을 위해 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 종합 공간구상 용역을 발주하는 등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두산타워는 단일 소유 구조 덕분에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며, 호텔·오피스 등 다양한 용도로 전환할 수 있는 ‘밸류애드(Value-add)’ 자산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