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자산의 귀환, 회복 신호 커지는 서울 오피스시장

올해 서울 오피스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리며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2.5%까지 인하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자, 지연되던 거래들이 본격적으로 성사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심리도 개선되며 시장에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약 1조 원 규모의 시그니처타워, 서울스퀘어, 을지트윈타워 등 ‘트로피 자산’이 시장에 나오면서 투자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대형 거래는 개별 딜을 넘어, 향후 하반기 시장 회복 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거래 규모도 회복세를 뒷받침한다. 2024년 거래액은 13.9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5년 상반기에도 6조 원을 달성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매매 단가는 단기적으로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프라임급 자산 중심의 우상향 흐름이 유력하다. 디지털 전환, ESG 수요 확대, 개발원가 상승 등이 가격 상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초점은 하반기 대형 트로피 자산의 클로징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프라임급 자산들의 성사 여부는 투자 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가격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반대로 지연될 경우 매수자의 관망세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2025년 서울 오피스 시장에는 1조 원 이상 규모의 트로피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리파이낸싱 압박이 크다. 저금리기에 인수했던 대형 자산들이 만기를 맞으면서 주요 기관과 외국계 펀드들이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매수자들의 보수적 기대치와 매도자들의 눈높이가 점차 좁혀지며 거래가 성사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글로벌 자본을 겨냥한 리사이클링 전략도 중요한 흐름이다. 서울 프라임 오피스는 여전히 안정적인 인컴(Income)형 자산으로 평가받으며, 싱가포르·미국·중동 자금의 재진입 관심을 끌고 있다.
동시에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오피스 비중을 줄이고 물류센터·데이터센터 등 대체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대형 오피스 매각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G1타워(공평 14,16지구) 등 복합개발 프로젝트가 준공 단계에 접어들며, 초기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시장에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격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상반기 오피스 매매 단가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 인하 기대 속 거래가 늘었음에도 가격의 급락 조정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강남권은 여전히 프리미엄이 유지되는 시장으로, 평당 4000만 원 이상 거래가 대부분 강남에서 발생했다. 일부 신축 프라임 오피스는 평당 5000만 원을 돌파하며 시장의 새로운 기준선을 세웠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경기 변동보다 입지, 건물 스펙, ESG 요건 충족 여부 등 질적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2025년 남은 기간 서울 오피스 시장은 대형 거래 성사 여부, 금리 변동 속도, 환율 안정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정책 지원이 이어진다면 매매 단가의 점진적 상승과 거래 규모 확대가 가능하다.
반대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세가 제약될 수 있다. 향후 몇 달간 주요 프라임급 자산의 클로징 여부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