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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케어 투자 심사시 체크포인트 5가지

이인석
- 9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오늘은 시니어 케어 시장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테마를 선택한 이유는 외부 강연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왜 반응이 좋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 결과, 아직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산업이기에 자연스레 관심을 끌게 된 것이 아닐까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번에는 시니어 케어의 대표주자, 요양원을 투자심사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 노인의 시대,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제한적

먼저 산업의 배경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노인'의 시대입니다. 언젠가 지하철을 탔을 때, 제가 있는 칸에 노인분들이 더 많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령화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로 “죽는 소리”들이 들리는 산업계 속에서도, 유일하게 활짝 웃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노인 요양원'일 겁니다. 시설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폭발적입니다.

다른 나라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요양원 분야에서만큼은 최고 수준의 복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 지원이 상당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보면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특히 5~6년 전부터 시작된 노인 요양원 설립 붐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INVESCO)가 국내 HHR 자산운용을 통해 요양시설 투자에 뛰어들었다는 소식만 봐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유망한 산업임은 분명합니다.

요양원이 신규 설립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개인 간 요양원 매매입니다. 간단한 형태지만 권리금이 붙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상당합니다. 최근에는 서울·경기 지역 환자 한 명당 권리금이 1,000만 원에 달할 정도로 고공행진 중입니다. (지방은 300~500만 원 수준) 물론 요양원 매매 시 입소환자당 권리금을 받는 것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면 권리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사업 전환 방식입니다. 기존에 운영되던 어린이집, 개인병원, 모텔 등을 폐업 후 요양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경우죠. 특히 어린이집은 소방 규제 등 안전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어 전환이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모텔도 요양원이 될 수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모텔의 객실 하나하나가 환자용 입원실로 변신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신규 부지를 개발해 설립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임야나 농지를 토지 작업을 통해 부지로 전환한 뒤 중소형 건설사가 인허가부터 건축까지 일괄 진행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규 설립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요양원은 흔히 생각하는 장치 산업이 아닙니다. 건물이 새것이라고 가치가 높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업의 본질은 ‘서비스’입니다. 즉, 인적 자본이 핵심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게 되고, 결국 환자가 가득 찬 요양원이 됩니다.

🔎 투자 심사 시 체크 포인트 5가지

요양원 심사 시 확인해야 할 몇 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잘 모르는 분야일 수 있지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주요 체크리스트를 공유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정원 대비 현원 비율입니다. 현장에서는 ‘충원율’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예를 들어 정원이 49명인데 이용 가능 인원이 "0명"이라면, 충원율이 100%라는 뜻입니다. 이는 입소문이 잘 나 있는 시설이라는 의미입니다. 추가로 대기 인원까지 정원의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최우수 사업장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개별 요양원에 대한 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장기요양기관 찾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업장 형태입니다. 가장 선호되는 것은 단독 건물입니다. 다음으로는 집합건물에서 한 층을 통째로 사용하는 형태가 그나마 괜찮습니다. 최악은 집합건물의 일부만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요양원의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지역에서 대형 요양원 설립 소식이 들리면 주민 반대가 거셉니다. 환자들이 사망하는 장소라는 인식 때문인지, 학원과 같은 시설과 공존할 때 민원 발생률이 높습니다.

세 번째는 위치와 접근성입니다. 예전에는 산 좋고 물 좋은 외곽 지역이 인기였습니다. 저도 최근 오대산 월정사 근처에서 전형적인 'Old-School' 요양원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도심지, 특히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이나 차량으로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곳이 가장 선호됩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공기 좋은 시골에 모시고 싶어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요양보호사의 접근성 때문입니다. 보호자들의 방문 빈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반면, 요양보호사들의 질과 수가 서비스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근무지 접근성이 좋은 곳은 좋은 인력을 끌어들이기 유리하고, 이는 서비스 품질로 이어집니다. 요양원이 서비스업이라는 본질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네 번째는 요양원 규모와 수익성입니다. 일반적으로 최소 정원이 60명 이상인 곳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정원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정원 99명 규모를 가장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원이 100명을 넘는 순간, 의무 채용 인원이 급격히 늘어 인건비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많은 사업장이 99명 정원을 유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 합니다.

다섯 번째는 상급 병실료입니다. 상급 병실료가 높은 지역일수록 수익성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용인시처럼 요양원이 많은 지역에서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시설 좋은 곳은 한 달 상급 병실료가 50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습니다.

이외에도 고려할 사항은 많습니다. 인건비 비율(62%) 준수 여부, 요양원 평가 등급 등을 통해 우수 사업장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요소들을 공식화해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했는데, 실제로 투자했던 사업장들 중 연체나 큰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 공식들이 꽤 유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무리

정리해보면, 요양업은 아직까지 연체율이 낮고 매출 확인이 투명해 투자에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입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처럼 정부가 회계 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여기에 보험회사, 제약회사 등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양원 산업이 '뜨는 산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요양원 산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 신규 진입을 고민 중인 분들, 여신 지원이나 투자를 검토 중인 분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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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시니어하우징오피니언투자심사역

이인석

이인석은 금융업계에서 투자자산 사후관리, 익스포저 관리 및 신용리스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보험사에서 20년 가까이 투자심사와 심사기획 업무를 했습니다. 기업 M&A인수금융 심사에 노하우가 있으며 기업 재무위험 및 재무분석 업무를 장기간 수행했습니다. 앞으로 기업금융이나 심사 관련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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