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광교 지식산업센터 준공하고도 공사비 500억 미회수

한화 건설부문이 지난해 말 준공한 ‘시그니처 광교 2차’에서 약 500억원의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영향이다.
15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광교택지개발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 14-2-1블록에 지하 4층~지상 10층, 연면적 3만2,191㎡ 규모의 복합시설을 시공하고 지난해 말 사용승인을 받았다. ‘시그니처 광교 1차’ 성공에 이은 2차 사업으로, 지식산업센터와 기숙사,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해당 사업은 키움증권이 단독으로 520억원의 PF 대출을 제공하면서 2022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갔다. 키움증권은 분양 매출 대비 30% 수준의 보수적인 LTV로 참여했다. 한화는 입지의 우수성과 1차 사업의 성공 사례를 고려해 분양수익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분양불 구조로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준공 이후에도 분양률은 55%대에 그쳤고, 이에 따라 한화는 시공사로서 공사비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화 측에 따르면 현재 기준 공사비 미수금은 약 497억원이다. 여기에 시행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액 145억원까지 더하면 미회수 금액은 총 642억원에 이른다.
대출을 제공한 키움증권은 이달 초 시행사와 대출약정을 변경하고 잔여 대출금 132억원의 만기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연장했다. 키움증권 측은 “현재 분양률이 대출 회수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선 만큼, 잔금 납부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대출금 상환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화 입장에서는 분양대금 회수를 통한 공사비 정산이 지연되며 자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해당 사업 입지 경쟁력을 감안해 분양률 제고에 따른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지는 신분당선 상현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광교지구 내 다른 지식산업센터 대비 입지 우위도 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광교지구 입지는 우수하나,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지식산업센터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시행사 등과 협의해 분양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가 지연될 경우, 한화가 일부 공간을 대물로 정산받는 방식으로 수습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