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코어플랫폼펀드 운용사 숏리스트 6곳 선정…내달 3개사 확정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Core-Platform)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과 관련해 6개 운용사를 숏리스트로 선정했다. 현장 실사와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3월 중 최종 3개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21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접수한 제안서 심사를 토대로 전일 6개 운용사에 숏리스트 선정을 통보했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곳은 ▲이지스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A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다.

이번 코어플랫폼펀드는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 등 뉴이코노미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전략이 반영돼 관련 역량을 보유한 운용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동산 전문 운용사와 대기업 계열 운용사가 고르게 선정된 점도 눈에 띈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는 대표이사부터 운용역까지 전문가 체제 아래 장기간 안정적인 인력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 대기업 계열 운용사는 그룹사 계열 은행·보험사 등으로부터 대규모 자금 매칭이 가능하고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코어플랫폼펀드는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금에 더해 운용사들이 민간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을 유치해 매칭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숏리스트 운용사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선정위원회를 거쳐 3월 중 최종 3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접수 결과 약 20여 곳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최종 선정 운용사가 3개사(국내 2곳, 외국계 1곳)로 가정할 경우 경쟁률은 7대 1에서 최대 10대 1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우량 딜을 보유하면 투자자가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투자자를 보유한 운용사가 딜을 따내는 시장"이라며 "국민연금의 자금을 유치한 운용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상당한 헤게모니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에 대거 운용사가 몰린 배경에는 국민연금과의 관계 구축을 통해 향후 추가 기회를 엿보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령 이번에 탈락하더라도 ‘슈퍼 갑’인 국민연금과 접점을 만들어 두기 위해 참여한 곳도 적지 않다"며 "국민연금이 앞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운용사들이 눈도장을 찍으려는 의도가 크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8월 '2024년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펀드'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액은 7500억원이며, 펀드별 2500억원 이내에서 총 3개 운용사를 선정한다. 펀드별 결성액은 3400억~5000억원 규모다.

투자 대상은 국내 데이터센터, 도심형 물류, 셀프스토리지, 생명과학 빌딩 등 뉴이코노미 자산에 30% 이상, 오피스, 리테일, 호텔 등 전통 상업용 부동산에 70% 이하를 투자할 계획이다. 주거용 부동산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민연금 측은 “AI와 빅데이터 성장, 인구구조 변화 등 산업·경제의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고려해 뉴이코노미 섹터에 대한 선제적 투자 기회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국내 부동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펀드”라고 설명했다.

투자 기구는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 모두 가능하며, 최소 목표수익률(Net IRR)은 8.3%다.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2년 연장 가능)이며, 국민연금의 출자 비율은 펀드별 약정 총액의 50~75%다. 투자기간은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다.

이번 코어플랫폼펀드는 국민연금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 기조 속에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종 선정된 3개 운용사는 국민연금의 자금을 발판 삼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