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PF의 진화, 금융지형 재편

전력 수요의 급증은 미국 내 가스 발전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전기차 확산, 데이터센터의 전력 집약적 수요는 기존 전력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스 발전이 재생에너지와 병행되는 실용적인 에너지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기술적 변화는 금융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 다변화: 사모신용의 부상과 자본시장 확대
2010년대까지는 은행과 기관 대출이 가스 발전 PF의 중심축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모신용(Private Credit)과 기관투자자 자본이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는 펜실베이니아 호머시티(Homer City)의 옛 석탄발전소 부지를 재개발해 4.5GW급 가스복합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10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입니다.
GE Vernova가 공급하는 수소 혼소(Hydrogen-enabled) 가스터빈은 2027년부터 전력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자금 조달은 뉴욕 기반의 Knighthead Capital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발전 자산과 수요처를 동시에 내재화한 수직통합형 구조로, 수요 리스크를 금융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책 자금과 금융상품의 융합
사모신용기관들은 정책 자금을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텍사스 에너지 펀드(Texas Energy Fund, TEF)는 ERCOT 지역의 신속한 발전소 건설을 위해 저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으며, 민간 금융기관은 이를 활용해 포트폴리오 단위의 금융조달 방식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발전소 단일 자산이 아니라 터빈 공급 등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파이낸싱 전략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M&A 활황과 기관투자자의 존재감
가스 발전 자산을 둘러싼 M&A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Capital Power는 미국 내 2.2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 두 곳을 인수하며 북미 상위 5대 IPP 사업자로 올라섰으며, Partners Group은 캘리포니아에서 1.9GW급 가스 발전소 11기를 인수한 뒤 BESS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자산으로 전환 중입니다. 이러한 대형 거래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연기금(Pension Fund) 등 장기 자본의 적극적인 유입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대출 시장 재편: 리파이낸싱과 배당 재원 마련
2025년 초를 기점으로, 발전 프로젝트를 보유한 사업주들은 리파이낸싱과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 조달에 나서면서 시장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CPV Fairview는 1.05GW급 복합화력발전소의 차입 조건을 재조정하며, SOFR 대비 300bp 금리에 0% 하한선(zero percent floor), 6개월간 101% 소프트 콜 프로텍션, 초과 현금흐름 상환 조건 등을 반영한 Term Loan B를 체결했습니다. 같은 그룹의 CPV Maryland는 745MW급 발전소를 담보로 Ba3/BB– 등급의 대출을 조달했으며, Morgan Stanley Infrastructure Partners(MSIP)가 후원하는 Red Oak Power도 뉴저지에서 2.99억 달러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했습니다.
CPV는 펜실베이니아주 페어뷰에 위치한 1.05GW급 복합화력발전소의 자금 조달을 위해 5억 3,987만 5,000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부 B등급 대출(Term Loan B)을 재조정했습니다. 해당 대출은 2031년 8월 14일 만기로, SOFR 대비 300bp의 금리와 0%의 금리 하한선이 적용되었으며, 6개월간 101%의 소프트 콜 프로텍션이 설정됐습니다. 또한 연 1% 상환 조건과 초과 현금흐름의 75%를 상환에 사용하는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레버리지 비율에 따라 이 비율은 50% 또는 25%로 조정됩니다. S&P는 이 대출에 Ba2/BB–의 신용등급을 부여했습니다.
메릴랜드주 세인트 찰스에 위치한 745MW급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CPV매릴랜드(Maryland)는 약 2억 7350만 달러 규모의 B등급 대출을 재조정했으며, 이 대출은 2028년 5월 만기로 SOFR 대비 325bp 금리와 1% 금리 하한선, 동일한 소프트 콜 프로텍션 조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은 Ba3/BB–입니다.
MSIP가 후원하는 레드 오크 파워(Red Oak Power)는 뉴저지주 세이르빌에 위치한 805MW급 복합화력발전소를 담보로 2억 5,900만 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부 대출을 재조정하고, 추가로 4,000만 달러를 확보하여 총 2억 9,900만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해당 대출은 SOFR 대비 375bp 금리와 0% 금리 하한선이 적용되었으며, Ba3/B+의 신용등급을 받았습니다.
한편 Cogentrix는 10억 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대출을 통해 자회사 부채 상환과 운영자금, 배당 재원을 동시에 마련하며 복수 목적 자금조달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SOFR 대비 275~400bp 사이의 금리 조건으로 거래가 성사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공급과잉의 경계선에서: CPV 사례의 시사점
다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CPV는 2025년 초 1.8GW 규모의 가스 발전소 세 곳의 차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시장 내 자금 분산 및 신디케이션 수요 저하 가능성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각 프로젝트가 고유한 수요처를 내재화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신뢰가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수요 기반의 금융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금융 혁신의 교차점에서 만나는 가스 발전
현재의 가스 발전 PF는 단순한 에너지 회귀가 아니라, 금융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복합적 진화의 결과입니다. 사모신용, 정책 자금, 자본시장, 포트폴리오 금융, M&A, 리파이낸싱 등 다양한 금융 방식들이 총동원되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가스 발전이 실용적 에너지로 다시 조명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금융은 지금, 에너지 산업의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www.eenews.net/articles/want-to-build-a-gas-plant-get-in-line/
https://www.pfie.com/story/5254076/gas-power-financing-in-focus-zc3m48k2zz
https://www.spglobal.com/market-intelligence/en/news-insights/articles/2025/3/private-equity-shifts-focus-to-fossil-fuels-from-renewables-88078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