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RWA부담 완화…민간투자사업 투자여력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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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O사업 RWA 기준 400% → 250% 완화, 인프라금융 활성화 기대
민간투자사업(BTO, Build-Transfer-Operate) 활성화를 위해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완화됐다. 금융당국이 인프라금융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RWA 규제를 조정하면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은행의 투자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 대출 약정을 준비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 이수과천복합터널, 발안남양고속화도로 등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으로 각 은행 리스크관리부서에 BTO(수익형 민자사업) 투자 시 RWA 산정 기준을 기존 400%에서 250%로 완화하는 방안을 안내할 예정이다. BTO, BTO-a, BTO-rs, BTO+BTL, BTO-MRG는 기존 400%에서 250%로 개선되고, MCC방식은: 기존 400%에서 100%로 내려간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마련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협의해 결정한 사항이다. 향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금융조달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BIS비율 부담 속 RWA 완화 효과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은행들의 외화자산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BIS 비율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투자 여력이 줄어든 게 은행들의 고민이었다. 특히 은행들은 밸류업 정책에 따라 배당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면서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민간투자사업 지분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RWA 기준 완화로 BTO 사업에 대한 은행들의 자본 투입 부담이 줄어들고, 추가 투자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A프로젝트에 기존에 1000억원을 투자할 경우 4000억원(400%)의 RWA 한도 차지 부담이 발생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2500억원(25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1500억원의 추가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다.
GTX·민자도로 등 주요 사업 부담 완화 기대
이번 조치에 따라 GTX, 도시철도, 민자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GTX-B·C, 이수과천복합터널, 발안남양고속화도로, 서울 서부선 도시철도 등 올해 진행될 주요 사업들의 금융조달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RWA 부담으로 인해 민간투자사업 지분 투자보다는 선순위 대출 중심의 금융 구조를 선호해 민자 사업마다 후순위와 재무투자자(FI)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기준 완화로 인해 자본금(Equity) 투자 여력이 확대되면서 프로젝트 금융(PF) 모집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번 RWA기준 조정으로 인해 인프라 금융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특히 민간투자사업에서 은행의 지분 투자 기피 현상이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포함해 향후 인프라 금융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책을 검토 중이며, 이에 따른 후속 조치들이 은행 및 민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초의 민자사업 정책펀드인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가 2000억원 규모로 지난 12일 출범했다. 공모 인프라펀드 활성화를 위한 '민간투자법 개정안' 관련, 정부는 상반기 중 국회 통과에 힘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차입한도 제한 완화(30→100%), 자산운용 범위 확대(사회기반시설 100%→90%), 만기없는 환매금지형 인프라펀드 허용 등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