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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디벨로퍼, 엠디엠그룹 리포트

조르바 김지영
조르바 김지영
- 11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글은 국내 1위 디벨로퍼 엠디엠의 이야기다. 엠디엠은 2021년, 한국 디벨로퍼 최초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계열사는 많지만, 다른 국내 디벨로퍼와 달리 지배구조는 깔끔했다. 엠디엠 제국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해봤다.


엠디엠은 1998년 분양대행사로 출발했다. 약 10년간 분양대행으로 쌓은 자금을 바탕으로, 부산 해운대에 ‘대우 월드마크 센텀’을 개발했다. 엠디엠의 첫 시행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2010년 한국자산신탁 인수 재원이 됐다.

당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매물로 나왔던 한국자산신탁을, 엠디엠은 2009년 MSB PEF와 손잡고 50%+1주를 721억 원에 인수했다. 무명의 시행사가 신탁사를 인수한다는 건 업계에 충격이었다. 하지만 문주현 회장은 이를 치밀하게 준비된 딜이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보증 중심의 개발 관행이 줄고, 금융기관과 디벨로퍼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을 예상한 인수였다고 밝혔다. 이렇게 엠디엠은 2011년, 한국자산신탁 인수를 통해 신탁업에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여전사인 한국자산캐피탈을 설립했다.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에 오피스텔과 공동주택을 함께 공급하면서, 오피스텔 위주의 공급 관행도 탈피했다.  세곡2지구,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 마곡, 동탄, 상암, 고양 삼송, 고양 원흥 등지에서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연이어 공급했다. 2017년에는 서울우유 용인공장 부지를 매입했고, 이 부지는 이후 ‘용인 플랫폼시티 e편한세상’으로 개발되며 엠디엠 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

엠디엠그룹의 계열사는 방대하다. 그룹사 요약본만 해도 엑셀 118행에 달했다. 이에 따라 그룹의 두 축인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의 실적 추이만 간략히 정리했다.

1. 엠디엠

엠디엠은 해운대 월드마크 센텀을 시작으로, 판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송파 푸르지오시티, 광교 푸르지오,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 청라 지웰에스테이트,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용인 플랫폼시티, 동탄 더힐 단독주택용지 등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면서 매출을 인식해왔다.

그러나 2015년 이후 7년간 신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2022년에 이르러서야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매출이 새롭게 잡히기 시작했다. 엠디엠 기준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총 매출 약 1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2023년에만 약 8000억 원의 후분양 매출을 인식했다. 해당 연도 총 매출이 9000억 원에 달했으니, 사실상 대부분이 용인 사업장 매출이었다.

반면, 2024년에는 용인 사업장의 잔여분과 운정 파크라인 매출이 합쳐져 약 3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엠디엠 실적이 ‘꺾였다’고 평가했지만, 그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목표치를 넘지 못했다는 의미에서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이번 실적은 문 회장의 의도와 전략이 담긴 결과이기도 했다.

오히려 “용인 땅을 괜히 엠디엠 명의로 받았나” 싶은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  덕분에 엠디엠의 자기자본은 2023년 전년 대비 53%나 증가했다. 당시 이 사업을 엠디엠플러스가 인수했더라면, 자녀들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는 뒤에서 다룬다.)

2015년 이후 엠디엠의 사업이 엠디엠플러스로 넘어가면서, 엠디엠은 2017년 이후로 의미 있는 매출을 시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적자를 낸 것도 아니다. 한국자산신탁에서 매년 70~80억 원의 배당과 지분법이익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신탁사 인수는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딜이었다.

2020년, 엠디엠은 보유 중이던 한자신 지분 중 10%p를 엠디엠플러스에 블록딜 방식으로 넘겼다. 이로써 두 자녀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일부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2. 엠디엠플러스

엠디엠플러스는 수많은 PFV 외에도 직접 24개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중 가장 큰 자기자본 성장 기여 사업은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였고, 그 뒤를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와 동탄 더샵 레이크 에듀타운이 이었다.

2002년 외식업체 블루코스트로 설립된 회사는 2014년 엠디엠플러스로 사명을 바꾸고 개발업계에 등장했다.
문 회장의 자녀들이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설립 직후 6개 사업장을 동시 추진하려면 든든한 후견인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역할은 엠디엠이 맡았다.

엠디엠이 본업에서 물러나던 시기와 맞물려, 엠디엠플러스는 엠디엠의 보증을 받아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에는 신야탑푸르지오, 서초리슈빌S글로벌, 마곡보타닉푸르지오시티 등에서 의미 있는 매출이 발생했고, 그 해 매출 2436억 원, 순이익 856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12개 사업장이 동시 가동되며, 매년 평균 매출 1.1조 원, 순이익 2300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부터 문 회장은 신규 사업을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매출 인식 가능한 사업장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2022년, 2023년 각각 4300억 원대 매출을 올렸고, 2024년에는 6500억 원의 매출을 시현했다. ‘감소’라는 표현은 단지 기저효과를 반영한 수치적 변화일 뿐이었다.

엠디엠그룹은 1세대 디벨로퍼답게 수많은 부지를 확보했고, 대형 프로젝트들을 성공시켰다.
모든 프로젝트를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엠디엠은 그 누구보다 많은 ‘부’를 착실히 쌓아왔다.
문 회장은 1958년생으로, 두 딸을 두고 있다. 이제 사업만큼 중요한 과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부의 이전, 승계다.

엠디엠 그룹의 지배구조

엠디엠은 문주현 회장과 배우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디엠플러스는 문 회장이 5% 남짓, 나머지는 두 자녀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승계의 핵심 법인은 엠디엠플러스다.

두 회사의 매출 흐름을 차트로 보면, 마치 X축을 기준으로 대칭을 이루는 듯하다. 엠디엠플러스는 2015년 이후 매출이 급성장했고, 엠디엠은 2016년 이후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

2014년 기준 자본총계는 엠디엠이 2369억 원, 엠디엠플러스가 107억 원이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엠디엠 1.24조 원, 엠디엠플러스 1.53조 원으로 역전됐다. 엠디엠플러스는 10년 동안 자기자본을 142배 키웠다.

현재 추진 중인 서리풀 복합개발사업, 여의도 아크로 더원 역시 엠디엠플러스가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향후 주요 사업의 이익 대부분이 엠디엠플러스에 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들은 현재 엠디엠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장녀만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그룹 지배력을 완성하려면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의 합병이 필요하다. 신영과 신영플러스의 합병 사례처럼 말이다.

하지만 신영의 경우와 달리, 엠디엠플러스는 이미 외형상 엠디엠보다 크며, 향후 수익 규모도 더 크다.
따라서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한 합병 비율 계산 시, 엠디엠플러스가 더 높은 가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지주사는 엠디엠+엠디엠플러스, 중간 지주사는 한국자산신탁이 될 수 있다. 문 회장 일가는 지주사 지분만 보유하면 전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되는 구조다.

승계 재원 마련의 장기 로드맵

엠디엠플러스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총 820억 원을 배당했다. 문 회장 지분을 제외한 약 780억 원이 자녀들에게 돌아갔다.  엠디엠이 지금까지 총 1100억 원 수준의 배당을 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엠디엠플러스의 배당은 매우 집중적이었다.

특히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편입된 해에는 한 해에만 330억 원을 배당했다. 이 중 자녀 몫은 약 315억 원이다.

이러한 배당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승계 작업을 대비해 자녀들이 합법적인 소득 기반과 세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 회장은 여전히 업계 전면에서 활약하고 있고, 장녀는 1990년생으로 아직 젊다. 따라서 승계 로드맵을 실행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엠디엠플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총 사업비 5조 원을 넘는 서리풀 업무복합개발사업이 곧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엠디엠플러스는 엠디엠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두 자녀가 ‘손 안 대고’ 합병 지주사의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엠디엠플러스가 보유한 대형 사업장은 이 하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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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김지영

금융쟁이에서 부동산쟁이로 넘어오며 느낀 소회를 숫자에 기반해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부동산 개발업과 관련된 정보 사각지대에 있는 어젠다를 발굴하고, 독자분들과 함께 통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합니다. 네이버 블로그, “조르바의 기승전부동산(https://blog.naver.com/orderpoint)”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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