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증권, 100억~200억원 규모 셀다운 물량 집중 공략

아이엠증권(iM증권)이 최근 100억~2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셀다운 물량을 연이어 인수하며 ‘틈새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증권사가 주도한 PF 딜에서 주관사 경쟁보다는 협력자로 참여해 자산을 늘리고 포지션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증권 SPC는 다음 달 착공을 앞둔 서울 종로 인사동길 오피스 개발사업의 후순위 대출 165억원을 양수했다. 매도자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아이엠증권은 해당 대출채권 양수를 위해 자금보충, 사모사채 인수 의무를 포함한 전단채를 발행했다. 앞서 시행사인 인사동프로젝트금융투자는 지난 3월 2450억원(선순위 2100억원, 후순위 350억원) 규모의 PF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자금을 인출했다. 대주단에는 하나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했으며, 아이엠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이 공급한 후순위(200억원) 물량 중 일부를 셀다운 받아 매입했다. 대출 만기는 2030년 2월 24일까지다.
KCC건설이 책임준공 조건으로 시공에 참여하며, 최초 인출일로부터 56개월간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한다. 미이행 시에는 채무를 중첩 인수하는 구조다. 개발 대상지는 종로구 낙원동 283-15번지 일대로, 지하 9층~지상 15층 규모의 업무시설, 문화·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피스 내부에 옛 골목길 정취를 살리는 설계가 적용됐고, 인사동 내 희소성 있는 오피스라는 점을 감안해 아이엠증권이 셀다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증권은 지난 3월에도 부산 수영구 민락동 MBC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국민은행이 보유하던 1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양수한 바 있다. 해당 PF 대출은 시행사 하이아트이앤씨가 주도해 총 2300억원 규모로 조달됐으며, 지난 2월 28일 실행됐다. 트랜치는 A-1 1370억원, A-2 310억원, A-3 100억원, A-4 140억원, A-5 80억원, A-6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주관사는 KB증권이며, 만기는 2029년 10월 29일까지다. 국민은행은 자신이 보유하던 A-3 트랜치 100억원을 아이엠증권에 양도했고, 아이엠증권은 이를 위해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시행사는 신규 투자자인 아이엠증권과 대출채권참가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에 제3자가 참여해, 발생하는 원리금 수익을 일정 비율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참가자는 채권의 법적 소유권 없이 경제적 이익만을 공유하며, PF 유동화 구조에서 SPC가 기초자산을 확보해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데 활용된다.
부산MBC 부지 개발사업은 수영구 민락동 316-2번지 일원에서 추진 중으로, 지하 6층~지상 27층, 총 4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366세대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시행은 금강주택 계열 하이아트이앤씨, 시공은 금강주택이 맡았다.
아이엠증권은 서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 3구역 PF 대출채권 150억원도 양수했다. NH투자증권 SPC인 남천랜드마크제일차는 지난 2월, 세운 3-2, 3지구 PF 대출 약정금 150억원을 아이엠증권 SPC인 메타인피니티제십차에 양도했다. 아이엠증권은 해당 유동화증권 물량에 대해 대출채권 매입확약, 사모사채 인수확약, 자금보충 의무 등을 부담했다.
해당 사업은 디블록그룹 계열 시행사인 더센터시티제삼차와 디블록파트너스가 추진 중이며, 지난해 12월 26일 대주단과 총 1조7500억원 규모(Tr.A-1 6550억원, Tr.A-2 950억원, Tr.A-3 500억원, Tr.B-1 8000억원, Tr.B-2 1500억원)의 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으로, 상당 금액을 총액 인수했다.

아이엠증권이 대형 증권사의 셀다운 물량 인수에 적극 나선 것은 금융 주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주관보다 채권 양수를 통해 자산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작년 말 조직 재편을 통해 부동산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부동산금융1·2부를 배치하며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에선 부동산금융본부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신규 북을 배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대형 증권사처럼 건당 수천억원을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은 부족한 데다 투자심사 문턱도 높아, 아이엠증권은 리스크 관리 중심의 ‘조용한 확장’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량 딜을 두고 주관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아이엠증권은 대형사와 경쟁하기보다는 셀다운 인수를 통해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