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IC, 액티스 17억달러 ‘롱라이프 인프라펀드2’에 투자(종합)

글로벌 인프라 전문 운용사 액티스(Actis)가 17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롱라이프 인프라 펀드 두 번째 시리즈(Actis Long Life Infrastructure Fund II, 이하 ALLIF2) 결성을 완료했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금이 총 5억달러 투자 참여했다.
14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액티스의 롱라이프 인프라펀드 2호는 지난 2019년 13억달러를 모집한 1호 펀드에 이은 후속 펀드다.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성장시장 브라운필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펀드는 이미 절반 이상을 투자 완료했으며, 20억달러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확보 중이다.
펀드 투자자로는 북미·유럽·아시아·중동 등 글로벌 연기금, 보험사, 소버린펀드가 대거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이 4억달러, 한국투자공사(KIC)가 1억달러 각각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LLIF2는 자산의 운영 효율 개선을 중심으로 한 ‘롱라이프 전략’을 추구한다. 대규모 신규 자본 투입보다 기존 자산 운영 최적화를 통해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며, 중간 수준의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구조다. 주요 투자 분야는 재생에너지, 송·배전 네트워크, 디스트릭트 쿨링, 유료도로, 디지털 인프라 등이다.
펀드는 지난 3월 인도 내 태양광 자산 포트폴리오인 스트라이드 클라이밋 인베스트먼트(Stride Climate Investments) 지분 100%를 인수했다. 21개 발전 자산으로 구성된 이 포트폴리오는 인도의 청정에너지 확산과 장기계약 기반의 현금흐름 확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겨냥한 사례다.
작년 12월에는 브라질에서 두 건의 송전 자산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며 현지 인프라 플랫폼 다각화에 나섰다. 브라질은 전체 전력 생산의 89%를 수력·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국가로, 송전 인프라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액티스 측은 “ALLIF2에 담긴 자산들은 장기계약 기반의 수익구조와 함께, 가용성 기반 계약, 인플레이션 연동 수익, 환헤지, 금리 헤지 등 다양한 리스크 방어 장치를 함께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 결성은 2024년 10월 액티스와 제네럴 아틀랜틱(General Atlantic)의 합병 이후 진행된 대형 자금 조달 사례이기도 하다. 합병을 통해 양사는 총 1080억달러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갖춘 글로벌 인프라 투자 플랫폼으로 재편됐다. 액티스는 설립 이래 저탄소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부동산 등에 2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왔다.
액티스의 롱라이프 인프라 부문을 총괄하는 아드리안 무칼로프(Adrian Mucalov) 파트너는 “성장시장 내 안정적인 운영 실적을 보유한 인프라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뚜렷하다”며 “ALLIF2의 빠른 투자 집행과 깊이 있는 파이프라인은 당사의 딜 소싱 역량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클로징을 이끈 네다 바킬리안(Neda Vakilian) 파트너는 “서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이 글로벌 분산 전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성장시장에 대한 당사의 깊은 이해와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펀드 모집에 주효했다”고 평가했다.